인구 절반이 가난하다고 느끼는 부자나라

얼마 전 조선일보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보았다 (2019년 11월 30일 자). 5000 명이 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가난의 기준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질문은 “당신은 스스로 가난하다고 생각하시다고나요?”였다. 참고로 한국은 2006년 1인당 국민총소득이 2만 달러를 넘었고 지난해에는 3만 달러를 돌파했다. 5000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국가 중 7번째로 달성한 쾌거였다. 이런 한국이기에 적어도 스스로 가난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는 필자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50%가 넘는 응답자가 스스로 가난하다고 응답을 했다. 특별히 가난하다고 응답한 자 중 34%는 연봉이 3000만 원에서 6000만 원인 사람들이었고 13%는 연봉이 6000만 원이 넘는 사람들이었다.

UN에 의하면 국제적으로 삼은 가난(poverty)의 기준은 한 사람이 하루에 1.9달러 이하의 소득으로 사는 것이다. 연봉으로 친다면 약 690달러 (약 80만 원, 현 환율 기준)의 연봉이다. UN은 현재 7억 명 이상의 전 세계 인구가 가난을 경험하고 있으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인구의 40% 정도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 계산을 하지 않아도 우리는 한국에 국제적으로 가장 잘 사는 나라 중의 하나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왜 많은 한국인들이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물론 실제로 생계가 아주 어려운 한국인도 있지만, 왜 연봉이 3000만 원, 6000만 원이 넘어도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이는 다른 설문조사 질문에 대한 응답에서 조금 알아볼 수 있다. 조선일보에 의하면 전체 응답자 중 52%가 “원하는 걸 살 수 없을 때” 가난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다시 말해 많은 사람들이 생계유지의 곤란보다 원하는 걸 구매하지 못하는 것을 가난과 연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있을 수 있으나 필자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 어떤 것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에 따라 우리는 세상을 달리 보게 되는데, 만약 우리가 원하는 걸 구매하는 것을 매우 가치 있게 여기면 그것을 이루지 못할 때 상실감 또한 매우 큰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다. 이것은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지식만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관도 형성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는 가. 인생의 목적은 과연 무엇인가.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을 어떻게 대답하는지에 따라 사람들은 삶의 여정을 다르게 걷게 된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우리가 교육을 지식 습득의 통로로만 생각할 때 학생들은 이러한 질문을 세상이 제시하는 대로만 답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학교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인본주의에 기반한 행복과 성취로만 가르치다 보니 세상에는 물질적 가치만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이 빠진 교육은 무척 제한적이다. 사람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창조되었는지를 빼고 삶의 철학을 논하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금까지 많은 기독교 학교가 세워지고 교회와 학교가 협력하여 자라나는 다음 세대가 하나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왔던 것이다. 만약 아이들이 기독교 교육을 받지 않고 있다면 부모는 아이들이 받는 교육에서 어떠한 가치들이 논의되고 있는지 늘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만약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가치가 성경이 권하는 것이 아니라면, 아이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한국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에 퍼져있는 기독교인을 통해 다음 세대가 바로 서고 성경적 가치관을 가지기를 소망하며 기도하는 바이다. 그리하여 세상에서 아무리 물질이 중요하다고 외쳐도 우리의 다음 세대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장 소중히 여기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귀한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를 소망한다.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 (에베소서 2:10).”

2019년 12월 7일 미주 중앙일보 칼럼

Comments

2 comments on “인구 절반이 가난하다고 느끼는 부자나라”
  1. 글을 읽고나니 부끄럽습니다.
    처음엔 나 말고 이상한 다른 이들의 태도로 느껴졌지만, 다시 읽고나니 다 제 이야기인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받은 바 은혜를 족하게 여기고 감사할 때, 더 큰 것을 맡기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2. Ted Song says: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시대에서 물질주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믿는 자에게 교회 공동체와 성경말씀을 주셨기에 우리가 함께 거룩을 좇을 수 있지 않을까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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