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금을 키우는 교육

2021년 봄학기가 시작했다. 보통 첫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강의계획서(syllabus)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지 교수가 확인하는 시간을 가진다. 교수마다 이를 위해 쓰는 수업 시간의 양은 다르지만, 필자도 어김없이 첫 수업의 반 이상을 쓰고 있다. 강의계획서가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를 뽑으면 학생들이 수강하는 과목이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알리는 기능이다. 보통 학습목표(student learning outcomes)라고 불리는 이 부분은 교수가 과목에서 어떠한 부분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지 알려주기도 한다. 이는 여러 대학에서 개설되는 과목의 이름이 같더라도 학습목표에 따라 학생들이 배우는 것들이 매우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렇게 한 과목, 한 과목이 모여 학사(bachelor’s degree)라는 학위를 제공하고, 학생들은 대학 교육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게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싶었던 것은 같은 학사의 학위라도 교육의 목표는 대학에 따라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마태복음 5장을 보면 예수님이 세상의 빛과 소금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 (마 5:13-14). 믿는 자가 세상의 빛이 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그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는 말씀이 있고 (마 5:14), 또한 그전에 믿는 자가 세상의 소금으로 그 맛을 잃지 않는 것에 대해 강조하는 말씀이 있다 (마 5:13). 예전부터 소금은 음식물이 상하지 않도록 사용되어 왔고, 만약 소금이 짠맛을 잃게 된다면 음식물을 보관하는데 소용이 없게 된다. 하나님의 말씀이 믿는 자의 삶 속에서 진리가 되고 현실이 될 때, 그 삶은 어두운 세상 속에서 빛이 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짠맛’이 없는 삶은 세상의 빛이 될 수 없고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없음을 우리는 직간접적인 경험으로 안다.

만약 한 사람의 목표가 세상의 소금이 되는 것이라면 삶의 모든 영역이 그 목표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육은 한 사람의 삶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역 중의 하나이기에 우리가 그 교육을 통해 세상의 소금을 키우고 있는지 늘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종종 사람들이 기독교 교육을 성경 과목이 포함된 일반 교육 과정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기독교 교육은 단순히 성경 과목 몇 개를 더한 교육 과정이 아니라 교육 과정 전체가 한 사람을 세상의 소금으로 준비하는 과정이다. 성경 과목뿐만 아니라 대학의 모든 과목이 하나님 나라의 일꾼을 기르고자 하는 공동 목표를 가지고 학생을 교육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 교육의 가장 큰 열매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자 하는 졸업생과 그들로 인해 끼쳐지는 선한 영향력이다.

아마도 믿는 자에게 가장 큰 영광은 하나님이 이 땅에 주시려는 축복의 통로로 쓰임 받는 것일 것이다. 세상의 빛으로 사는 것과 소금으로 사는 것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에, 우리는 우리의 삶이 ‘짠맛’을 가지고 있는지 우선 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다음 세대가 받는 교육이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아이들을 세상의 소금으로 준비하고자 하는 부모라면 기독교 교육을 꼭 고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상의 소음이 너무나도 시끄러운 시대이다. 이 세상이 아무리 부와 명예를 강조하더라도, 다음 세대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장 귀히 여기며 그들의 착한 행실을 통해 세상에 하나님의 진리를 드러내는 세대가 되도록 함께 기도했으면 하는 바이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 5:13-16).”

2021년 2월 6일 미주 중앙일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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