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델라 MS 회장이 꼽은 자신의 성공 비결

연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사가 장안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한때 최고였지만 이제는 모두 한물갔다고 생각했던 이 회사가 최근에 들어서 애플(Apple)사와 다시 시가총액 1위를 다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1975년도에 빌 게이츠(Bill Gates)와 폴 앨런(Paul Allen)이 공동으로 창업하여 세계   IT 시장을 이끌어온 회사이다. 하지만 시가총액 1위였던 2002년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고, 시장 선도적 위치를 잃으며 잦은 대량해고와 감원으로 회사 내외부 위상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2018년에 다시 시가총액 1위를 다시 달성한 후 애플과 경쟁하며 이제는 완벽히 부활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러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부활 소식의 중심에는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회장이 있다. 1992년에 입사하여 2014년에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것을 바꾸어놓았다. 직원 평가제도를 변경하여 더 수평적인 사내 문화를 만들어냈고, 많은 투자만큼 실적이 나지 않았던 윈도폰(Windows Phone) 사업에서 과감히 철수하여 마이크로소프트를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중심의 회사로 바꾸어놓았다. 이러한 변화는 좋은 실적으로 바로 나타났고, 그가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이후 회사 주식은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이러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나델라의 성공 비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수많은 인터뷰 요청이 그에게 쇄도했다. 성공 비결에 관한 나델라의 답은 사람들에게 뜻밖이었는지 그의 답이 또 다른 화제를 뿌렸다. 나델라가 꼽은 그의 성공 비결은 바로 ‘공감(empathy)’이었다.

이제는 기사를 통해 사람들이 많이 알지만, 그의 23세 아들은 뇌성마비로 태어났다. 2017년 블룸버그(Bloomberg)사와의 인터뷰를 보면 그가 아들이 태어났을 때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그는 그 아들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얼마나 그의 인생이 바뀌었는지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이 삶의 경험이 자신에게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고, 아들뿐만 아니라 회사 동료나 고객을 이해하는 데에도 더 도움이 되었다며 공감 능력을 자신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나델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공감’이라는 단어가 여러 분야에서 언급되고 있다. 공감은 말로는 쉬울 수 있으나 그렇게 쉽게 얻어지는 능력이 아니다. 나델라도 언급했지만, 공감의 능력은 삶의 경험으로 얻어지는 것이기에 사람이 단순히 노력한다고 바로 생기지 않는다. 공감이라는 단어가 많이 언급은 되지만, 한국 사회를 보더라도, 미국 사회를 보더라도 공감 능력은 사회에서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배고픔을 피해 북한을 탈출한 한 엄마와 아들이 한국에서 굶어 죽어 죽은 지 두 달 후에 발견된 일이 올해 여름에 있었고, 미국에서는 흑인들이 아무리 “Black Lives Matter”을 외쳐도 이 말에 귀 기울이는 타인종 인구는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사회가 남에게 점점 더 무뎌진 사회로 변하고 있지만, ‘공감’은 기독교인들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가치이다. 사도 바울은 서신을 통해 자기 자신의 관심사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도 신경을 쓸 것을 빌립보 교인들에게 주문하고 있다(빌 2:1-11). 하나님과의 동등됨을 뒤로하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순종하신 예수님의 겸손함을 본받아 다른 이들을 사랑하고 섬기라는 성경 말씀인 것이다. 이렇기에 어른은 물론이고, 우리는 아이들이 주변 사람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이 가진 필요를 이해하며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 사람의 공감 능력을 키우려면 그 주변에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큰 도시에 살아도 노력 없이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그리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보통 가족의 재정 수준에 따라 사는 동네와 학교가 나뉘고, 대학에 가더라도 보통 자신이 편한 사람만 만나다 보니 아무리 큰 학교에 가더라도 본인과 다른 인종, 문화적 배경의 사람과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가진 학생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기독교 대학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기에 학생들이 학업뿐만 아니라 여러 수업 외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교제하고 서로를 섬길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채플을 통해 기독교 안에 다양한 문화가 공존함을 알게 되고, 그 다른 문화 가운데에서도 예수님으로 하나 될 수 있음을 보게 된다. 물론 기독교 대학 안에서도 자신과 편한 사람과만 만나고 싶은 마음도 있으나, 학교는 학생들이 다양성의 가치를 알고 서로를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학은 처음으로 부모를 떠나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드는 곳이다. 그리고 미국은 문화의 다양성을 가장 깊게 체험할 수 있는 곳 중의 하나이다. 미국의 한인 대학생들이 이 귀한 기회를 통회 다양성의 가치를 더욱 누리고, 그로 인해 공감 능력을 더욱 키워 세계 곳곳의 리더로 발돋움 하기를 기대하며 기도하는 바이다.

2020년 1월 4일 미주 중앙일보 칼럼

Leave a comment